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艮卦(간괘)

繁: 艮卦简: 艮卦Gèn Guà· 주역(역경)

다른 이름: Mountain Trigram · ☶ · 山

간괘(艮卦)는 주역 팔괘 가운데 하나로, 위아래로 겹치면 제52괘 간위산(艮為山)이 된다.

두 음효 위에 하나의 양효가 있는 괘. 산의 괘로 멈춤·고요함·막내아들의 상을 나타낸다.

간괘(艮卦, ☶)는 하나의 양효가 맨 위에 있고 그 아래로 두 음효가 놓여, 마치 움직이지 않는 산과 같다. 『설괘전』에 따르면 간은 산이며, 막내아들이며, 손이며, 개이다 — 멈춤, 경계를 세움, 말없이 그 자리에 있음을 뜻한다.

점에서 간을 보면 멈추어야 할 때 멈추는 것, 한계를 아는 것, 물러나 힘을 기르는 것, "더 나아가지 않는다"는 자율을 뜻한다고 본다. 그 뜻은, 고요함은 약함이 아니라 올바른 움직임이 비롯되는 바탕이라는 데에 있다.

한 해가 축월에서 인월로 넘어가는 무렵, 겨울은 다했으나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 이때는 지난 한 바퀴의 마무리이면서 다음 한 바퀴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설괘전』이 간에 매긴 자리가 바로 여기다. 간은 동북방의 괘이며, 만물은 이곳에서 “끝을 이루고 시작을 이룬다(成終而成始)”. 팔괘가 운행하는 순서에서 간은 맨 마지막에 놓이지만, 그것은 끝남이 아니라 다시 진괘로 이어 주는 마디다. 간이 멈춤을 주관한다고 보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멈춤은 종착점이 아니라 두 구간 사이의 이음매다.

간괘의 괘사는 예로부터 경문 전체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구절 가운데 하나로 여겨져 왔다. “그 등에 멈추니 그 몸을 얻지 못하고, 그 뜰을 거닐어도 그 사람을 보지 못한다(艮其背, 不獲其身, 行其庭, 不見其人).” 글자 그대로 보면 등에 멈추어 있어 제 몸이 보이지 않고, 뜰을 지나가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비교적 널리 통용되는 해석은 이를 “보이지 않는 곳에 멈춘다”로 읽는다. 마음을 자신이 볼 수 없고 보이는 것에 흔들리지도 않는 곳에 머물게 하면 바깥 사물에 끌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상전(大象傳)』의 “생각이 제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구절도 이와 맥을 같이하여, 간을 자세로서의 움직이지 않음에서 분수를 넘지 않는 절도로 거두어들인다. 등을 ‘등을 돌림’, 곧 몸을 돌려 보지 않는 것으로 풀이하는 이도 있고, 의학의 이치에 비추어 척추로 읽는 이도 있다. 이 여러 설은 역대 주석가들 사이에서 저마다 지지자가 있었으나 어느 것도 다른 설을 압도하지 못했으니, 관련 주해를 읽을 때는 먼저 저자가 어느 설을 따랐는지부터 살피는 것이 좋다.

“고요함은 약함이 아니다”라는 말은 전문(傳文)에 근거가 있다. 간괘의 전문은 멈출 때에 멈추고 갈 때에 가서 움직임과 고요함이 그 때를 잃지 않아야 그 길이 비로소 밝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멈춤은 때를 고르는 능력이지 하나의 상태가 아니며, 그러므로 간을 소극적이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는 것은 옳지 않다. 실제 점에서 간이 나오면 대개 정체, 지연, 경계선, 그리고 지켜 낼 수 있는 자산을 가리킨다. 하괘에 놓이면 대개 스스로 눌러 두고 움직이지 않는 경우이고, 상괘에 놓이면 대개 외부에서 제한을 걸거나, 승인이 나지 않거나, 상대가 물러서지 않는 경우다. 『설괘전』에서 간이 취하는 상은 대문과 궐문, 좁은 길, 작은 돌, 나무 열매와 풀 열매로, 모두 경계와 문턱이 있고 크기는 크지 않아도 바탕이 단단한 것들이다. 사람의 몸에서는 손을 취하여 쥐는 것과 놓는 것을 주관한다. 간은 오행으로 토에 속하며, 육효 납갑(納甲)에서는 간에 천간 병(丙)을 배당하고, 간궁에 속한 여덟 괘는 모두 토를 본체로 삼으며, 선천수는 7이다.

간괘와 곤괘는 모두 토에 속하지만 차이는 바탕의 성질에 있다. 곤은 갈아 일굴 수도, 실어 받칠 수도 있는 부드러운 흙이고, 간은 형체를 이루어 움직이지 않는 산의 바위다. 떠받침과 포용을 물을 때는 곤을 보고, 경계와 막힌 관문을 물을 때는 간을 본다. 간괘와 태괘는 모든 효가 서로 반대여서 한 쌍의 착괘(錯卦)를 이룬다. 『설괘전』이 팔괘가 서로 마주하는 관계를 논하는 대목에는 “산과 못이 기운을 통한다”는 구절이 있는데, 산과 못은 서로 반대인 듯 보이지만 기운이 오간다는 뜻이다. 멈춤과 기쁨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루어 준다. 간괘와 감괘는 계절의 순서에서 맞닿아 있어, 북방의 험난함이 지나고 나면 곧 동북방의 멈춤이 이어진다. 또 하나, 쓰기 전에 먼저 그 내력을 분명히 가려 두어야 할 설이 있다. 민간과 일부 풍수에서는 동북쪽 축·인 방향을 귀문(鬼門)이라 부르며 그쪽에 문을 내거나 부뚜막을 들이는 것을 꺼리는데, 이는 후대에 덧붙여진 방위 민속으로 『주역(周易)』과 『설괘전』 본문에는 보이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점에서 간괘가 나오면 일이 멈췄다는 뜻인가요?

멈춤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일 뿐이고, 간괘가 실제로 말하는 것은 ‘경계’와 ‘때’입니다. 간괘의 전문은 멈출 때 멈추고 갈 때 가서, 움직임과 고요함이 때에 맞아야 비로소 바른 길을 가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간괘는 지금이 움직일 때가 아님을 일러 주는 것이지, 일이 무산되었다고 판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간괘는 승인이 막혀 있거나, 상대가 물러서지 않거나, 자금이나 진행이 묶여 있는 상황에서 자주 나옵니다. 손절해야 할 때나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 걸린 문제에서도 자주 나타나는데, 이때는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가 됩니다.

간괘와 곤괘는 둘 다 토에 속하는데, 무엇이 다른가요?

차이는 흙의 성질과 기능에 있습니다. 곤괘는 부드러운 흙, 논밭의 흙으로, 땅·어머니·베를 상으로 취하며 실어 받치는 일, 받아들이는 일, 길러 내는 일을 주관합니다. 간괘는 단단한 흙, 산의 바위로, 산·대문과 궐문·작은 돌을 상으로 취하며 멈춤, 경계, 이미 이룬 것을 지키는 일을 주관합니다. 포용과 지지를 물을 때는 곤괘를 보고, 막힌 관문이나 경계, 지켜 낼 수 있는지를 물을 때는 간괘를 봅니다. 둘은 오행의 상생·상극으로 보면 같은 토에 속하지만, 상을 취하는 방식과 판단하는 말에서는 방향이 서로 반대입니다.

간괘는 어떤 질문에 잘 맞나요?

전통적으로 간괘는 경계와 정적인 일을 물을 때 많이 쓰입니다. 부동산과 토지, 재고와 보유량, 이룬 것을 지키고 유지하는 일, 손절의 시점, 거절할 수 있는지,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 같은 물음이 그렇습니다. 간괘는 사람의 몸에서 손을 상으로 취하므로, 집어 들 것인가 내려놓을 것인가 하는 취사의 물음에도 자주 쓰입니다. 반대로 속도나 폭발적인 기세,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묻는다면 간괘의 참고 가치는 제한적이며, 그런 물음에는 주로 진괘나 이괘처럼 능동과 드러남을 주관하는 괘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