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름: Water Trigram · ☵ · 水
감괘(坎卦)는 주역 팔괘 가운데 하나로, 위아래로 겹치면 제29괘 감위수(坎為水)가 된다.
감괘(坎卦, ☵)는 하나의 양효가 가운데에 있고 두 음효가 그것을 감싸, 마치 두 기슭 사이로 흐르는 물과 같다. 『설괘전』에 따르면 감은 물이며, 둘째 아들이며, 귀이며, 돼지이며, 달이다 — 아래로 흐르는 것, 빈 곳을 채우는 것, 깊이를 안에 품고 있는 것을 뜻한다.
점에서 감을 보면 위험이 있음, 숨겨진 함정, 감정이나 심리의 깊이,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도 견뎌내야 하는 상황을 뜻한다고 본다. 그 뜻은, 물은 형세에 따라 모양을 바꾸지만 동시에 물방울이 돌을 뚫을 수도 있다는 데에 있다.
괘 모양을 외우기 위한 전통 구결은 감의 효 모양을 ‘감중만(坎中滿)’이라 부른다. 바깥의 두 음효는 유순하고 가운데의 한 양효는 단단하다는 뜻이다. 가운데가 꽉 찬 이 양효가 감을 읽는 열쇠다. 험함은 바깥에 있지만 가운데에는 지키는 바가 있다. 감괘와 이괘는 효마다 서로 반대여서 착괘(錯卦) 관계에 속한다. 또 감은 위아래를 뒤집어도 여전히 감인데, 팔경괘 가운데 이처럼 뒤집어도 변하지 않는 성질을 갖춘 것은 건괘·곤괘·감괘·이괘 넷뿐이다. 이들을 거듭한 중괘 역시 뒤집은 뒤에도 그대로 자기 자신이어서, 착종(錯綜)의 분류에서 따로 한 부류를 이룬다.
방위로 말하자면, 『설괘전』에서 팔괘의 방위를 논한 장은 감을 정북에 두고 노괘(勞卦)라 부르며, 만물이 이곳에 이르러 돌아가 갈무리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노’는 고생스럽다는 평가가 아니라, 한 해의 노동이 겨울에 이르러 마무리되고 만물이 땅속으로 숨어 겨울잠에 드는 그 단계를 가리킨다. 같은 편에는 팔괘가 운행하는 순서도 나오는데, 감은 건괘 다음, 간괘 앞에 놓인다. 이는 가을이 다하고 겨울로 접어들어 양기가 땅 아래에 갈무리되는 시절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후대에 감을 자월(子月)에 배속하고 동지 전후의 절후에 배속한 것도 그 연원은 대개 여기에 있다.
감을 곧바로 흉(凶)과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가장 흔한 오독이다. 『주역(周易)』에서 험(險)과 흉은 별개의 것이다. 험은 지세상의 어려움, 곧 객관적 조건을 말한다. 감괘의 전문(傳文)은 하늘에는 오를 수 없는 험함이 있고 땅에는 산천과 구릉의 험함이 있으며 왕공도 험함에 기대어 나라를 지킨다고 굳이 짚어 두었으니, 험함 그 자체는 쓰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감괘를 거듭한 괘의 이름은 ‘습감(習坎)’인데, 여기서 ‘습’은 되풀이이자 연습이라는 뜻이다. 거듭 험한 곳을 건너며 대처하는 법을 익힌다는 데 뜻이 있지, 흉험이 곱절이 된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니다. 감을 읽을 때 물어야 할 것은 험함이 어디에 있는지, 그것을 쓸 수 있는지다.
감괘와 이괘는 가장 긴밀한 한 쌍이다. 『설괘전』은 팔괘를 둘씩 마주 세워 논하면서 “물과 불은 서로 해치지 않는다(水火不相射)”라는 구절을 두는데, 이는 바로 물과 불이 각자의 길을 가면서도 서로를 없애지 않는다는 뜻이다. 감과 곤에는 방위상의 연원이 있다. 후천팔괘에서 감이 자리한 정북은 바로 선천팔괘에서 곤의 자리이므로, 선후천의 변화를 설명할 때 흔히 ‘감이 곤의 자리에 있다(坎居坤位)’는 것을 예로 든다. 감은 간과 맞닿아 있어 북과 동북이 이웃하니, 험함 뒤에는 그침이 이어진다. 이러한 단서를 얼마나 취하는지는 학파마다 같지 않다. 상수(象數) 계열은 방위와 납갑(納甲)을 중시하여 감을 북방이자 물이자 겨울로 구체적으로 못박고, 의리(義理) 계열은 가운데 효의 그 양을 더 중요하게 보아 험한 처지에 있으면서도 성실과 믿음을 잃지 않는 덕성을 강조한다. 후대에는 또 저마다 한 가지 뜻을 취했다. 중의학은 감을 신장과 물에 배속하고, 풍수의 현공파는 감궁에 일백성을 배속하며, 자미두수는 아예 괘를 쓰지 않고 방위상으로 자(子) 자리와 통할 뿐이다. 설이 서로 부딪칠 때는 먼저 상대가 어느 체계 위에 서 있는지를 보아야 한다.
실제로 점을 칠 때는 감이 내괘(하괘)에 놓이느냐 외괘(상괘)에 놓이느냐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안에 있으면 대개 마음속에 맺힌 응어리, 당사자 스스로 넘지 못하는 고비를 가리키고, 밖에 있으면 대개 외부 환경의 막힘이나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난관을 가리킨다. 감에 대해 흔히 ‘어려움 속에서 견뎌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면 그 견딤이란 자신이 무엇을 지켜낼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지, 어떻게 빠져나갈지부터 궁리하는 것이 아니다. 육효 납갑에서는 감에 천간 무(戊)를 배속하고, 감궁의 여덟 괘는 모두 물을 체(體)로 삼는다. 매화역수(梅花易數)의 선천수로는 감이 6이다. 일을 물어 감을 얻었는데 동효가 없다면, 전통적인 해석은 먼저 지키고 나중에 움직이는 쪽으로 기운다.
아닙니다. 『주역』에서 감에 해당하는 것은 ‘험(險)’으로, 처지에 어려움이 있고 빠져들 가능성이 있음을 가리킵니다. 이는 객관적 조건에 대한 묘사이지 길흉의 결론이 아닙니다. 감괘의 전문은 하늘의 험함과 땅의 험함을 왕공이 나라를 지키는 데 쓸 수 있다고까지 말하는데, 이는 험함 자체가 중립적임을 보여 줍니다. 실제로 점단할 때 감은 대개 어려움이 어디에 있는지, 건널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분명히 살피라는 뜻이지, 일이 실패한다고 곧바로 판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설괘전』에는 건괘와 곤괘를 부모로 삼고 나머지 여섯 괘를 자녀에 배속하는 설이 있습니다. 세 양괘는 양효가 놓인 자리에 따라 장남·중남·소남으로 나뉘고, 세 음괘도 같은 이치입니다. 감의 양효는 둘째 효(가운데 자리)에 있으므로 중남이고, 진은 양효가 초효에 있어 장남, 간은 양효가 상효에 있어 소남입니다. 이는 괘상의 구조에 따른 배열 방식으로 취상(取象)과 인사의 대응에 쓰이며, 실제 가정의 형제 순서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감의 모든 효가 이괘와 반대여서 두 괘가 서로 착괘이기 때문입니다. 감은 가운데가 차 있고 이괘는 가운데가 비어 있어 하나는 감추고 하나는 드러냅니다. 이괘를 가져와 대조하지 않으면 감이 지키는 그 ‘가운데’가 과연 무엇인지 분명히 말하기 어렵습니다. 『설괘전』은 “물과 불은 서로 해치지 않는다(水火不相射)”라는 구절로 두 괘가 서로 반대이면서도 서로를 없애지 않는 관계를 요약합니다. 64괘에서는 물과 불이 사귀어 기제괘(旣濟卦)가 되고 불과 물이 갈라져 미제괘가 되는데, 이 두 괘가 경 전체를 마무리하는 괘이기에 감괘와 이괘의 대대(對待) 관계가 특히 중시됩니다.
『설괘전』은 감을 정북에 정하고 겨울철에 배속하며, 만물이 이곳에 이르러 돌아가 갈무리된다고 말합니다. 전통적인 시령(時令)에서 북방은 한 해가 마무리되고 기운이 깊이 숨어드는 단계에 해당하며, 아래로 흘러 낮은 곳으로 향하는 물의 성질도 겨울에 갈무리하는 북방의 기운과 잘 맞습니다. 주의할 점은 선천팔괘의 배열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선천에서는 북방이 곤이고 감은 서쪽에 있으므로, 감의 방위를 말할 때는 선천과 후천 가운데 어느 쪽을 쓰는지 반드시 먼저 밝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두 체계의 대응이 서로 맞지 않게 됩니다.